흔적을남기는이발사
이용원블로그 리뷰
수요일(20일) 다섯시에 다녀간 손님은 홈플러스에서 일하신다. "제가 그동안 홈플러스에서 김제 농협 찰현미를 사 먹어 왔거든요. 며칠 전에 갔는데 먹던 게 없어서 그냥 현미를 샀어요. 근데 그것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매대가 텅텅 비어 있는 거예요. 혹시 홈플러스 무슨 일...
수요일(6일) 오전에는 애써 기른 머리를 각자의 사유로 자른 두 분이 있었다. 장발을 도전하던 청년 손님은 잘 때 목덜미 부근이 거슬린다며 자르길 요청했다. 방사선 치료로 윗 머리 일부에 숱이 없는 중년 손님은 가마 부근 머리를 앞 쪽까지 길러 가려 왔었다. 옆 뒤는 ...
금요일(10일) 열한시경 다녀간 손님의 직업은 요리사다. "얼마 전에 칼을 갈고 왔거든요. 혼자서 무당벌레처럼 생긴 칼갈이 기계 활용해서 했었는데 여간 잘 안 들어서요. 전문가한테 맡기니 확실히 잘 들더라고요." "그쵸, 저도 가끔씩 가위 갈러 다녀옵니다. 경력 오래된...
목요일(30일) 한 시에 다녀간 손님과의 대화다. "전주로 발령이 나서 한동안 살 집을 구해야 하거든요. 전화상으로 살짝 알아봤는데, 빈집이 거의 없다며 월세 120만 원짜리를 소개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직접 알아보러 내려가 봐야겠어요." "일단은 단기로 살만한 곳을 ...
금요일(20일) 첫 손님은 평소보다 이른 시기의 이발에 부연 설명을 해주셨다. "방송국에서 저희 어머니를 촬영하러 온다더라고요. 아직 백 살은 안되셨는데, 고향에서 최고령 어르신이라 자녀들이랑 이웃분들 영상에 담는다네요. 저희가 총 8남매에요. 어렸을 적 들은 바로는 ...
수요일(25일) 첫 손님은 작년 말부터 이용하고 계신 분이다. "처음에 여기 오게 된 게, 직장 동료 머리가 항상 깔끔한 거예요.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여기 다닌다 해서 온 겁니다. 비싸게 다운펌 할 돈으로 자주 이발하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늘 감사합니다!" 손님...
수요일(4일)에는 아이 돌잔치를 앞둔 젊은 아빠 손님이 다녀갔다. 근 2년간의 일상사를 알고 지낸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본인도 한 샵을 이렇게 오래 다닌 적은 없다며 칭찬 아닌 칭찬을 건넸다. 이번엔 타고 온 전기자전거에 대한 썰을 풀었다. 수리 맞기려고 찾아간 대리점...
햇빛의 각도가 바뀌며 그간 건물에 가려져서 안 들어 왔던 햇빛이 깊게 들어올 때가 생겼다. 이에 따라 내부에 빛 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일지를 통해 겨울 인사말을 건넨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봄 느낌이 얼핏 난다. 한창 햇살이 비칠 땐 출입문을 열어두고 작업을 ...
"아내 통해서 반삭을 시도했는데 들쑥날쑥하게 잘린 거예요. 수습차 방문했습니다. / (이발 후) 혹시 6개월 된 유아 이발도 하시나요?" _20일(화) 첫 손님 "어린이집 갈 정도면 작은 의자 올리고 가능한데, 유아는 힘들어요. 가지고 계신 바리캉 활용해서 덧날 끼우고...
손님수 통계를 내보니 작년보다 2.5배 늘었다. 2024년은 이발소 영업 첫해였고 5월부터 시작한 것이니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성장이었다. 제대로 배웠고, 올곧게 성장했다. 크리스마스 날 방문했던 한 단골손님의 말마따나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 체감이 됐다. 자리에 앉은...